김신은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그로퍼의 목수이다. © Ken Pyun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 때면 인간적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원래 전공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가?
(김신, Groper 목수) 고등학교 시절, 건축학과를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아버지가 반대했었다. 당시에는 딱히 건축학과에 대해서 간절하지도 않아서 쉽게 포기하고 전기공학전공을 했다. 아마 아버지는 전기전공을 하면 입에 평생 풀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셔서 추천했던 것 같다. 클리셰 처럼 대학교에 다녀보니 재밌지 않았다. 다만 이게 나중에 취업할 땐 도움이 되어서 회사에 다니게 됐고 현재에도 다니고 있다.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전공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지만, 사회에서는 전공을 중요하게 봐주는 것 같다.
목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는가?
(김신, Groper 목수) 특별한 계기가 있거나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다. 가구를 시작한 건 여자친구가 배워보자고 해서 처음 시작하게 되었다. 배우는 과정에서 디자인에 대한 고뇌, 체력적인 어려움,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 등을 얻을 수 있었다. 빠른 피드백만 있는 삶에서 느린 피드백이 존재하는 목공이 나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그땐 목공에 대해 미약한 끌림 같은 게 생겼지만, “아, 내 인생은 목공을 위해 준비된 삶이야!”라는 마음보다는 “그냥 시간 되면 해야지” 정도였다. 작업할 만한 일이 계속 생겨서 꾸준히 따라가다 보니 어느샌가 목수가 되었다. 오히려 지금 “내 인생은 목공을 위한 삶이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상에 물건은 많지만, 개인적으로 완전히 맘에 드는 물건은 없다. 맘에 드는 걸 찾기 늘 어려웠다.”
나무를 다루는 것에 어떠한 점이 끌렸는가?
(김신, Groper 목수) 세상에 물건은 많지만, 개인적으로 완전히 맘에 드는 물건은 없다. 맘에 드는 걸 찾기 늘 어려웠다. 단순히 형태에 대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치수적으로도 몹시 어려웠다. 찾더라도 너무 비싼 가격이라서 구매를 못 했었는데, 차라리 배운 것으로 만들어 쓰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무라는 재질은 다른 공예 재질과 달리, 상당한 실용성을 갖추고 있다. 자유로운 디자인 형태도 만들 수 있고 정확한 치수 작업도 가능해 원하는 자리에 완벽하게 맞춰서 1mm 오차 범위로 제작할 수 있다. 테스트나 연습하기에 어려운 점들이 있어서 처음부터 목적성을 가지고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칸트가 좋아할 만한, 합목적성을 완전히 이룩 가능한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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